문OO(기O고)

성균관대학교 사회과학계열 논술전형

서강대학교 사회과학부 논술전형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논술전형

 

 

01.

안녕하세요.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에 논술전형으로 합격한 문OO입니다.

사실 입시를 준비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제가 남들만큼이나 치열하게 해왔는지도 자주 의심이 돼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지만, 그래도 합격 통지를 받으니 힘내서 더 열심히 대학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저보다 더 일찍이 붙은 선배들의 수기를 여러 번 읽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꾸준함에 대해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진부할 수도 있겠으나,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권하는 조언이기에 더 힘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솔직하게 저는 치열하지는 못했지만, 대신 꾸준했다고 나름 생각합니다. 하루에 열 몇 시간씩 공부하지는 않더라도 부단히, 자신의 속도대로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제가 수험 생활을 지속해 나갔던 방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초중고를 다니지 않고 대안학교와 홈스쿨링으로 십대를 지나왔습니다. 졸업도 검정고시로 대신했고요. 그래서 수험 생활도 올해 급히 시작해서 여기저기 치이며 조금은 고단하게 보냈던 것 같습니다. 공교육에서의 정규 과정을 밟지 않고도 대학에 잘 입학할 수 있을지, 수험생으로서의 시간이 헛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책 읽기와 글쓰기를 놓지 않고 해왔던 경험들도 입학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논술을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 학원과, 학생들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써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일 년의 시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02.

학원에 처음 왔던 건 6월 즈음이었는데, 정규반에 조금 늦게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그때 민시영 선생님께 큰 도움을 받으며 학원 생활을 해 나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시영 선생님의 수업에서는 논술에 대한 틀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던 게 가장 컸습니다. 줄글로 나열된 긴 제시문들을 최대한 도식화 시켜서 표로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이를 통해서 서로 다른 제시문들을 여러 기준들을 통해 비교하는 법과, 제시문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추출하고 추론하는 법 등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논술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접근 방식들 역시 반복적으로 일러주시며 학생들에게 체화시키기 위해 힘쓰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식의 기본기들이 결국 논술을 익히는 데에 가장 뿌리가 되는 일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시험을 앞두고 파이널 기간이 되면 고득점을 가져갈 수 있는 지엽적인 파트들에 매몰되곤 하는데, 그때마다 민시영 선생님이 강조하셨던 기본이 무엇인지 다시 되새기곤 할 수 있었습니다.

추석특강 이후에 파이널 기간에는 정호중 선생님께 성균관대 논술 수업을 들었습니다.

정호중 선생님은 최대한 학생들이 직접 생각해서 논술을 대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여러 차례 수업을 듣고 지치다 보면 선생님이 필기해주시는 것들만 기계적으로 받아 적게 되는 일도 사실 다반사입니다.

그래서인지 정호중 선생님은 수업 동안에 학생들이 생각할 시간을 주고, 문제에서 핵심이 되는 문장들은 본인의 손으로 다시 적어볼 수 있도록 장려하시는 일이 많았습니다.

어떤 면에서 논술 시험은 5지 선다형 문제와 달리 문장을 적어야 해서 수험생 스스로 머리를 굴리고 추론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은데, 그런 점에서 정호중 선생님의 강의가 논술 실력을 한 단계 더 발전되게 해주는 초석이 되는 듯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규반 수업에서부터 파이널 기간까지 계속해서 첨삭을 해주셨던 안담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논술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첨삭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무리 제가 쓴 답안이고 해설까지 본다고 한들, 첨삭이 없다면 어떤 문장이 오류였는지, 어떤 표현이 더 나은 것이었는지, 수험생 혼자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는 듯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첨삭에서 섬세하게 짚어 주시는 부분들을 보완해가며 계속해서 한 단계 더 나은 답안을 써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문제의 형식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개념어의 적절한 사용이나 문제의 흐름까지, 항상 꼼꼼히 봐주셨던 안담 선생님께도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03.

마지막으로 수기를 마무리하며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써달라고 하셨는데, 사실 제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만큼 공부를 많이 해본 것 같지는 않아서 딱 떠오르는 말이 없습니다.

그래도 제 경험으로는, 논술은 많은 분들이 짚어 주셨듯이 꾸준함이 가장 중요한 전형인 것 같습니다.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논술 이야말로 벼락치기가 불가능한 듯 보였습니다.

학원 커리큘럼도 처음에는 쉬운 문제의 분석부터 시작해서, 점차 어려운 문제들과 최근 경향까지 빠짐없이 연습할 수 있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일주일에 수업 네 시간과 복습 한 두 시간이면9월 전까지는 더 이상 할 일도 크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학원에서 주는 것들만 부단히 해도, 파이널 기간이 되면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던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다른 뜻으로 더 깊이 와 닿기도 하더라고요.

복습도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긴 시간에 걸쳐 잠깐씩만 보는 것이 저에게는 더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렇게만 해두고 나머지 시간에는 다른 공부를 할 수 있으니 큰 부담도 없었고요.

2023학년도 논술 시험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 정말 힘내시라는 응원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또 저와 같이 검정고시로 대입 준비하는 분들도 포기하지 말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학원에서 수업해주시고 첨삭 봐주셨던 모든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