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O은(인천OOO고)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일반전형

 

 

안녕하세요. 수시 일반전형 21학번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에 합격한 김O은입니다. 대입을 준비하는 후배 수험생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어요. 저 역시 부족한 점이 많은 학생이었지만, 혹여나 제 글이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만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으니 잘 읽어보시고 유익한 내용이 있다면 선택적으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이야기처럼 풀어서 작성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

 

저는 프로세스논술학원 <서울대 구술 파이널 수업>만 수강했어요. 사실 서울대학교 합격에 큰 기대를 갖지는 않고 있었던 터라 12월 4일 1차 합격 발표는 제게 매우 갑작스러운 상황이었어요. 기쁘면서도 당황스러웠지만, 11일에 예정된 면접을 치르기 위해 급하게 준비를 시작하면서 학원의 도움을 얻기로 결정했어요.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특성상 구술 면접이 제시문 기반 면접이기에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던 저로서는 걱정이 앞서고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이왕 기회가 왔다면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며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코로나19로 현장 강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줌(zoom)을 이용한 온라인 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12월 5일부터 10일까지 6일 동안 김정윤 선생님과 이지원 선생님, 김진욱 선생님 세 분과 함께 모의 면접 훈련을 했어요. 사실 처음엔 방학, 추석특강 등 전부터 꾸준히 면접을 준비해온 아이들이 많아서 주눅이 들기도 했고 자신감이 다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냥 포기할까 싶으면서 망했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첫 수업에서는 답변 준비를 위해 메모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아 횡설수설하고 답변을 할 때도 말을 많이 더듬었습니다. 하지만, 세 분의 선생님들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격려와 칭찬을 아낌없이 보내주셨어요. 처음인데도 너무 잘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면서 제가 어려워하는 점들을 하나씩 친절하게 바로잡아주셨습니다. 덕분에 둘째 날부터는 자신감을 갖고 차분하게 발표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셋째날부터는 아주 편한 마음으로 답변을 준비하고 발표와 추가질문에 대한 답변도 나름 여유있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명씩 발표하고 내 이야기를 최대 10명 정도의 다른 아이들이 듣는다는 것 역시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금세 적응이 되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어느새 재밌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모의면접은 타 대학교 논술 문제를 변형한 형태가 많았던 것 같아요. 덕분에 보다 구조적이고 체계적으로 주장을 입증하는 훈련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한번에 인문학, 사회과학 관련 제시문을 3개씩 풀어보다 보니 6일 동안 18개의 서로 다른 논제를 다룰 수 있었어요. 각각이 모두 출제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는 중요한 개념, 이슈를 포함하고 있어서 배경지식을 단기적으로 축적하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이전의 커리큘럼에서 서울대학교 기출 문제를 이미 다루었기 때문에 1차 합격 후에야 등록하여 6일의 초단기 준비를 하게 된 저의 경우 파이널에서 다루는 일종의 예상문제로만 훈련을 해야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학원 수업과 별도로 2020, 2019, 2018, 2017, 2016학년도의 5개년 오전, 오후 기출문제를 혼자서 풀어보거나 학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모의 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 학원과 학교, 이중으로 준비를 하다보니 꽤나 정신없이 바빴지만, 그만큼 속성으로 답변에 대한 능숙함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험생 여러분도 가능하다면 학교 선생님과 함께 학원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로 모의면접을 병행할 것을 추천합니다. 새로운 면접관과 색다른 환경을 다양하게 경험하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실전 면접에서 겪게 될 낯선 교수님과 면접장에 대한 간접 체험을 미리 해볼 수 있으니 적응 속도를 높이고 여유를 갖는 데 제법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학원이든 학교든 모의면접 훈련을 할 때는 반드시 실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진행해야 함을 꼭 유념하길 바랍니다. 답변 준비시간, 답변 시간을 실전처럼 엄수하는 연습을 해야 그 조건에 맞추어 답변을 구성하고 발표하는 능력이 빨리 늘 수 있으니까요. 초반에는 답변 준비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지고 시간 안에 제대로 메모를 마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다음 문제들은 점점 더 잘 풀어낼 수 있을 테니까요.

학원 수업은 모의면접 종료 후 바로 해설 강의를 수강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어요. 하지만, 저는 시간이 워낙 없었던 터라 모든 게 낯설었던 첫째날만 해설강의를 듣고 둘째날부터는 학원에서 업로드해 주신 해제를 인쇄해서 밑줄치며 정독하고 그 자료에다가 모의면접에서 제 답변에 선생님께서 해주신 피드백을 메모하고 해당 논제에 대해 궁금했던 점까지 검색해서 기록해두면서 복습을 했어요. 다른 사람의 설명을 듣기보다는 스스로 읽고 쓰고 찾아보는 게 기억에 잘 남는 편이라 저에겐 이 방식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택한 방법이었습니다. 학교 선생님과 함께 진행한 기출문제 활용 모의면접도 같은 방식으로 복습했습니다. 저는 마음이 급해서 제 방식대로 시간을 절약해보려 한 것이지만, 해설강의에서도 답변을 구조화하는 방식과 핵심 개념을 자세히 짚어주시니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저는 학원에서 오전반으로 배정되었기 때문에 아침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1시 30분 경에는 수업이 끝났습니다. 그 덕분에 상대적으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후에는 바로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모의면접을 했으니까요. 하루 2회의 모의 면접이 끝나고 귀가하면 4시 30분 정도 되었던 것 같아요. 저녁 시간이 꽤 많이 확보되어서 매일매일 아침부터 했던 2회분의 모의면접 내용을 꼼꼼히 복습할 수 있었어요. 점점 복습하는 것도 익숙해져서 시간이 단축되면서 면접 (12월 11일 금요일) 이틀 전날에는 빠르게 복습을 마치고 수첩에 출제 가능한 인문학, 사회과학 개념과 이슈를 무작정 끄적여 보면서 면접 문제를 예상해 보았어요. 개념을 적고 그것에 대한 저의 의견도 간략하게 기록해 보고, 만약 그 의견을 입증해야 한다면 어떤 사례를 들 수 있을지, 어떤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지 떠올려 보거나 자료를 조사하면서 메모해 두었어요. 최근의 사회적 이슈와 관련한 해결책이나 이를 시사하는 책들을 적어보기도 하고 읽어보지 못한 책의 경우 간략한 줄거리와 메시지를 검색해서 기록하면서 기억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면접 바로 전날에는 마지막 모의면접 2회와 복습을 모두 마치고 그동안 메모해 둔 모의면접 해제 전체를 한 가지 형광펜으로 꼭 기억해야할 것 같은 부분에 체크하며 빠르게 훑어보았어요. 그다음 자기소개서를 정독하고 가능한 질문 요소에 표시하며 스스로 답변을 중얼거려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전날 문제를 예상하며 메모하던 수첩을 다시 훑어보며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면접 당일 대기실에서는 모의면접 해제 자료와 수첩, 자기소개서만 반복적으로 읽으며 마지막으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여기까지 두서없는 긴 글을 읽느라 고생 많았어요. 제가 적어둔 이야기가 후배 여러분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할까봐 걱정이 조금 되네요. 이미 언급했듯이 저는 딱 6일 준비해서 합격이라는 과분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큰일났다, 망했다, 글렀다 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실전과 비슷한 모의면접을 최대한 많이 해보면서 빠르게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어요. 이 글을 읽는 수험생 여러분 중에는 저와 같은 초단기 준비를 해야하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절대 겁먹지 말고 모르는 점, 부족한 점 무엇이든 학원 선생님들께 마음껏 질문하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친절하게 너무너무 잘 알려주시거든요. 학원에서 진행해주시는대로 성실하게 잘 따라가고, 복습은 철저히 하고, 스스로 배경지식까지 조금 더 쌓으면 짧은 시간 동안에도 충분히 좋은 결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제 경험담이 수험생 여러분에게 희망과 위로,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합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지만 친근하고 따뜻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신 프로세스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