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OO(공O고)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일반전형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21학번으로 입학하게 된 공O고 복OO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서울대학교에 가기까지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 글의 요는 간단하게, 믿을 건 자신밖에 없으니, 의심할 시간에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저는 1학년, 2학년 때 크게 슬럼프가 찾아와 내신 성적이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서울대를 지원하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제 성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나, 항상 의심해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3학년 때 동결되어버린 학교 수업 대신 자습으로 공부를 채워가면서 1, 2학년때 못했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생기부를 만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서울대를 목표로 준비를 하던 무렵, 선생님께서 저에게 면접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1, 2학년 때 내신 때문에 지역균형전형은 받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일반전형의 심층면접의 대안 또한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막막하던 찰나, 선생님께서 학원을 다녀보라고 권하셨고 그렇게 여름방학을 계기로 프로세스 학원의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방에서 학원에 다니는 입장인 데다가 코로나 때문에 대중교통도 사용하기 어려워 매주 주말마다 아버지의 차로 서울까지 왕래했습니다. 때문에 학원에 대해 회의적인 감정도 있었으나, 첫 수업을 듣고 그 생각이 확 바뀌게 되었습니다. 육군사관학교 시험과 수업이 겹쳐, 첫 번째 수업 자료를 이메일로 받아 선생님께 면접 영상을 찍어 보내는 식으로 진행했었습니다. 처음으로 받은 서울대 심층면접 자료는 막막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어디부터 건드려야 할지, 제한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하나도 감이 잡히지 않았고 영상을 찍을 때 첫 운을 때는 것마저 어려웠습니다. 나름대로 구술에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못한 것 같아서 침울했으나, 선생님께서 주신 피드백이 저의 발표에 대한 상세한 분석이 들어있어, 이 길을 믿고 따라가면 분명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학원에서는 박진규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었는데, 10명 남짓 되는 학생들이 모여 같은 자료를 받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의 답변 내용을 들을 수 있어 저보다 나은 점, 비판할만한 점 등을 점검하며 유심히 들었습니다. 또한 선생님의 날카로운 질문을 받으며 제가 만든 논리구조를 부수고 쌓기를 반복했습니다. 박진규 선생님께서는 학생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분석하시고, 그 해결방법을 문답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도록 해주셨고, 저는 제가 모르고 있던 부족한 부분들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특히 답변을 정리하는 방법을 제대로 터득하는 때까지 긴 시간이 걸렸는데, 선생님이 주신 자료들을 집에 돌아가서 몇 번이고 복습하며 점차 나아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성장하는 중에서도 저에 대한 스스로의 의심이나, 열등의식에 시달렸습니다. 당시에는 서울대 1차 합격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1차를 붙고 면접까지 갈 수나 있을까, 1차에서 떨어지면 학원 다닌 건 다 물거품이 되는 건가, 하는 의문에 시달렸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확신이 없으니 항상 불안한 상태에 놓였고 이에 다른 사람들까지 저를 걱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스스로 그 고리를 끊고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때문에 자기 발달을 저해한 것 같아 지금 돌아보면 아쉽습니다.

서울대 1차가 붙고 코로나가 크게 확산되며 줌으로 비대면 수업을 했습니다. 오전반 수업을 들으며 하루에 3개씩 꼬박꼬박 문제를 풀었고, 여름방학이나, 그 후에 받았던 수많은 문제들을 다시 풀기를 반복했습니다. 그 때쯤에 돼서야 믿을 수 있는 것은 자기자신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자신에게 후회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달라진 환경에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웠으나,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차차 감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결국 서울대 합격의 문을 두드려 열게 되었습니다.

지금에 제가 있기까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많이 부족했던 저를 서울대의 길로 안내해 주셨던 박진규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을 버리지 않고 나아가기를 선택한 과거의 저에게도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꼭 중간에 포기하고 무너지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나아가는 길을 선택하기를 바라겠습니다. 이상으로 긴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